조향사로서 향과 관련된 일을 하다 보면, 참 흥미로운 사실들이 있습니다. 최근 10~20년 동안 후각인 향과 기억 그리고 감정의 연계관계에 대한 연구가 꽤 활발 해졌습니다. 그러 다니보니 추론으로 일관하던 사실들이 하나씩 연구결과로 밝혀지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향기, 향, 향수와 기억 그리고 감정에 대한 연관성입니다. 어떤 분들은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하시는 반면에 어떤 분들은 이게 사실이냐고 여쭤보기도 합니다. 이런 흥미로운 글에 대해 간략한 글을 적어 볼까 합니다.
프루스트 효과/현상, 향기와 관련된 흥미로운 사실들
우선, 우리 뇌는 향기와 연결된 기억을 오랫동안 기억합니다. 특정 향기를 맡으면 그 향기와 연관된 기억이 떠오르게 되는데, 이는 향기가 우리 뇌의 향기 관련 기억처리 영역인 측두엽에 도착하면서 시작됩니다. 측두엽은 우리 뇌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 영역은 감정과 기억을 담당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향기와 연결된 기억을 통해 과거의 경험과 감정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릴 적에 특정 향기를 맡으면 그 때의 기억과 감정이 떠오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향기가 우리 뇌에서 쉽게 떠오르는 기억과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정말 흥미로운 것이 또 있습니다. 최근 밝혀진 연구결과에 따르면, 후각 수용체는 이전까지 코에만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었는데요. 사실상 모든 장기에 후각수용체가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코뿐만 아니라, 온몸이 향을 수용할 수 있는 기관이라는 것이죠.
기억을 이끄는 향, 향기 : 프루스트 효과/현상
혹시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아시나요? 향 얘기하는데, 무슨 작가 얘기냐 반문하실 수도 있습니다. 프루스트 현상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내용에서 유래되었습니다.
홍차에 적신 마들렌를 냄새를 맡고 엄청난 시간 동안에 어린 시절을 회상하게 되죠. 프루스트 현상은 이 대목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사전적 의미로는 냄새를 통해 과거의 기억, 추억 따위가 선명하게 떠오르는 현상입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번은 경험해 본 효과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감각에만 의존했지만, 현재는 향이 감정과 기억을 이끈다는 사실은 보통 명제가 되었습니다.
기억에 저장되는 후각정보 : 프루스트 효과/현상의 연구 결과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의 야라 예슈런 박사는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향기와 기억의 연계관계를 연구한 흥미로운 실험결과가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냄새에 노출되었을 때 더 잘 기억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냄새를 노출 했을 때 fMRI 촬영을 동반했는데, 뇌의 특정 부위가 더 활성화되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해당 내용은 생물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는데, 곰팡이와 같은 안 좋은 냄새는 생존을 위해서였고 그리고 좋은 냄새는 번식을 위해 발달되었다는 가설입니다.
좋은 냄새, 즉 향기와 향은 기억력을 증진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실험은 복잡하여 생략하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깊은 잠에 들었을 때 장기향을 맡은 실험군이 대조군보다 단기, 장기 기억력이 상승했다는 사실입니다.
현재까지 밝혀진 연구 결과로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기억에 저장되는 정보는 시각정보 후각정보 모두가 저장되고, 그것을 기억해 낼 때 두가지를 관할하는 뇌의 영역 모두 활성화 된다는 사실입니다.
프루스트 효과/현상에서 향기 마케팅으로
향기가 기억과 감정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은 뉴로, 감각마케팅 일환으로 향기마케팅으로 발전되었습니다. 다양한 브랜드들에서 고객의 감정과 기억을 브랜딩과 연관지어 향을 만들어 내고 있기에 후각 산업은 여전히 파이값이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또한 국가의 경제가 성장하고, 국민1인당 총소득이 오르면서 일부 사치 산업이라는 견해가 있는 향수 산업 또한 규모가 매년 급격하게 커지고 있습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중요한 키 마케팅 전략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보편적이면서도 대중적인 성공적인 향기 마케팅 사례는 교보문고를 꼽을 수 있습니다. 국내의 조향기업과 협업하여, 교보문고의 자체 시그니처 향을 만들었습니다. 고객은 교보문고를 떠올리며 향도 같이 떠올립니다.
일부 고객은 교보문고 방문 사유를 향과 함께 책을 볼 수 있어서라고 답변합니다. 고객은 교보문고와 향을 동일 시 하구요. 고객들은 디퓨저를 따로 구매하기도 합니다. 은연중에 교보문고의 향기 마케팅은 고객을 사로잡은 것입니다.
우리 삶에서 떼어낼 수 없는 향 그리고 오감
향은 우리의 삶과 직결됩니다. 나쁜 향은 냄새로 좋은 향은 향기로 치환되면서, 개인의 기억 속에 그리고 삶에 평생 상호작용되며 살아가게 됩니다. 특별히 다양한 연구결과를 통해 감각 마케팅의 대표적인 예로 향기 마케팅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마케팅의 목적은 고객을 구매로 이끄는 것입니다. 구매까지의 고객 구매 프로세스를 구매여정이라고 하는데요. 이 구매여정에 결정적으로 역치값을 내리는 것에 감각 마케팅이 집중하고 있습니다.
온오프는 O2O 에서 O4O로, 또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시장의 방향이 향하다. 다시 오프라인 고객경험을 최우선으로 전략을 짜고 있습니다. 모든 구매과정에 사람의 오감이 사용된다는 최근 연구들에 따른 것입니다.
현재의 향기 마케팅은 단순한 시그니처 향을 제작하여 브랜드 혹은 상품의 대표성을 띄게 하는 것인데요. 과연 이 향기 마케팅이 어떻게 발전하여 인간의 기억과 감정 그리고 구매까지 연결 짓는 이 복잡해지는 구매여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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